모든 건 순리대로
언제나처럼 접속 했는데 고요한 호수에 누가 돌을 던졌는지 파문이 이네요. ㅎㅎ
요 며칠간 저도 조금 우울했답니다.
평소 언니 동생하면서 고민 있으면 들어주고 소소한 이야기도 나누었던 회원님들이
몇 분 친구 리스트에서 없어졌더군요.
늘 그 자리에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사물이나 사람이 없으면 당연히 상실감이란 걸 가지게 된답니다.
저도 인간인지라 그런 마음이 없을리가 없겠지요.
무슨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 쪽지 하나 없이 탈퇴했나 그간 쌓아왔던 정은 뭐였나 허무해져
섭섭한 생각도 들긴 합디다만 저로선 그저 그럴만한 사연이 있었나보다 짐작할 뿐입니다.
이 곳은 일기장 싸이트 입니다.
세상 하직하고 싶을만큼 힘들때 문득 이 괴로움을 잊지 말고 발판 삼아 앞으로 나가고 싶어서
남들에겐 얘기 못하는 나만의 기록장을 찾다 발견한 곳이 여기입니다.
평생 무료라는 간판 타이틀도 마음에 들었지만 아기자기하게 자신만의 일기장을 꾸밀 수 있는
기능과 절대 지워지지 않는 기록, 남들 모르게 언제든 내킬때 접속해서 쓸 수도 있고 썼던 일기를 꺼내 볼 수 있다는 점이
제일 좋았답니다.
일기란 자신의 하루의 기록이지요.
각종 희노애락이 담긴 내용이 담기기도 하지만 여러 겹의 가면을 쓰고 사회생활하며 지친 스스로를 위로하려다 보니
아마도 가장 솔직한 내면의 모습이 드러날 때가 많답니다.
회원들끼리 그런 센티멘털한 감정을 소중히 보듬어주고 위로해 주던 중에 상대가 아프면 같이 아파하고
기쁘면 같이 기뻐해 주는 것이 나쁠리는 없지요.
하지만 무엇보다 여기는 커뮤니티 사이트가 아니라 개인의 기록을 위한 일기장 사이트라는 걸 잊어선 안됩니다.
그리고 일기란 다른 사람이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해 쓰는 것이란 것도요.
누가 가입했으니 나도 하고, 그 사람이 탈퇴했으니 나도 그러는 거라면 굳이 자신을 위한 일기를 쓸 필요가 없지요.
운영자인 푸른 지성님께도 외람된 한 말씀 올립니다.
일기를 쓸 때 공개 일기와 비공개 일기를 구분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저의 경우 남들한테 차마 못할 욕이나 지독하게 분했던 얘길 비공개로 하고 나머지는 공개로 한답니다.
타인이 봐도 별로 신경쓰이지 않을 개인적인 기록이고 거기에 누군가 공감해 주거나 조언해 주거나
하는 것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일 겁니다.
그 과정에서 사람들 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과 친분은 인력으로 어떻게 할 수 없습니다.
즉,누군가의 통제로 조절 가능한 사안이 아닌 것이지요.
운영자이시니 이런 말 하기전에 다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운영자 여부를 떠나 지성님도 키쉬 이용자 중 한사람이시니 지성님의 일기에 개인적인 감정을 마음대로
적는 걸 뭐라 할 사람은 없습니다만 운영자로서의 지성님은 이미 떠나신 분에게 무척 화를 내는 듯한 인상의 글이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비춰질까 한 번 더 생각해 주셨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아마도 운영자로서 사이트에 대한 자부심과 애착이 크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네, 분명 그런 것일겁니다.
그러나 지성님보다 조금 더 나이 든 사람의 알량한 경험에 의거해 좀 더 말씀드리자면,
사람들에게 크게 기대를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내 생각과 다른 사람들은 얼마든지 있고 성격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그들의 사정 또한 제각각이기에
이런 것이 옳다 그르다 한다면 분쟁의 소지가 다분히 일어날 겁니다.
비틀즈의 명곡중에 'Let it be'란 곡이 있지요.
모든 것을 순리대로 맡겨라란 뜻인데 가끔 생각하면 참 기가 막힙니다.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기에 늘 역동적으로 흘러야 합니다.
진정 사이트의 발전을 바라신다면 관조하는 마음으로 사람들을 봐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탈퇴하는 사람도 있지만 신규 유입도 꾸준히 있지 않습니까.
어리고 성근 친구들도 있지만 늘 자리를 지켜주는 든든한 분들도 있습니다.
아무 말 없어도 몇년간 연속일기를 성공시킨 성실한 분들이 얼마나 많은지요.
참 그야말로 존경스럽답니다.
긴 글 쓰고 보니 부끄럽네요.
잘난 것 없는 사람이 게시판에 개인적 의견이라고 쓴 글이 자칫 다른 분들에게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 않을까
심히 염려도 됩니다.
어쨌든 하고 싶은 말은 질책이 아니라 격려인데 말이죠.
여러 악재를 겪으면서도 힘들게 버티고 있을 지성님을 생각하면 죄송스럽고도 안타깝습니다.
부디 근간의 일을 나쁘게 보지 마시고 고인 물이 흘러가고 새로운 물도 흘러오는 과정이라고 편히 생각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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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지성2011-01-07 15:4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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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뜻 귀담아 들었습니다.
근간에 몇몇 회원들이 절대 공개하지 않는 이유를 가지고 탈퇴할테니 잘지내라 라는 투로 탈퇴를 하였습니다.
물론 상관 안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거의 상관 하지 않고요.
탈퇴하는 사람의 가시는 발걸음까지 신경 쓸 필요는 없는거니까요.
헌데 탈퇴를 하면서 커뮤니티 대문에 떡하니 나 탈퇴하니 니네 잘 살아라 라는 글을 작성하고 탈퇴를 하면
보는 사람들, 신규회원들, 기존이용자들 모두가 심난해지고 뭐야 이거? 이런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가뜩이나 몇몇 회원이 주가 되어 이용되고 있는 사이트에서 저런 글귀를 남기고 탈퇴를 한다는건 치명적입니다.
또한 탈퇴를 하면서 공개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필요는 없지요.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사람에게만 쪽지로 했어도 될만한 일입니다.
사이트의 발전을 바란다면 관조하는 마음으로 사람들을 봐선 안됩니다. 그러면 평생 크지 못합니다.
지금은 사이트의 발전을 바란다기보다 그냥 방치를 하고 있습니다.
제 몸이 이모양인데 뭘 하나요.
여튼 신경써주셔서 감사드리며 즐거운 하루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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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아가씨2011-01-07 16:3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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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퇴한 분들을 감싸거나 하는 건 아닙니다만 남아 있는 분들의 분위기를 걱정하셔서 글을 삭제하는 건 운영자의 권한이지요. 그것은 적절한 조치였다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것조차 그럴수도 있는 일이겠거니 하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셨으면 좋겠다는 뜻으로 올린 것이었답니다.
그래서 회원들을 관조하는 마음으로 보라는 뜻이었지요.
어쨌거나 불쾌하셨다면 죄송하고 오해는 없으셨으면 합니다.
몸과 마음이 빨리 회복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